사실, 이번 책을 내기 전에 고민이 많았답니다. 출판사를 운영하고 있는 저는 인스타그램 작가들이 출판 시장에서 힘을 잃었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거든요. 한때 SNS작가가 시장을 휩쓸었을 때가 있었어요. 팔로우가 어느 정도 넘으면 출판사들이 부리나케 달려들어 계약을 따곤 했었죠. 그 상황에서 수많은 책이 나왔고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그만큼 금방 식어버린 것도 사실입니다. 이제 독자들은 뻔한 위로를 물려하거든요. 그 중심에 있으면서 갈피를 못 잡은 것도 사실입니다.
제가 택한 건 '진중함'과 '유연한 변화'였어요. 트위터 폼도 제작해 보고, 메일링도 해며 조금 더 제 글을 알리기 위해 작은 변화를 이어갔어요. 그러다 보니 죽었던 계정도 살고 새로운 독자들도 유입이 되더군요. 지금은 트렌드에 맞게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으로 매거진, 메모장, 릴스, 이미지 형식으로 다채롭게 피드를 채우고 있습니다. 빠른 유행의 변화 속에서 어떻게든 살아남아야 하거든요.
무엇보다 더는 뻔한 위로는 하기 싫었기 때문에 긴 글을 쓰고 싶었어요. 이번 책은 제 이야기가 대부분이라 더더욱 서사가 길기도 했죠. 다행히 베스트셀러에 꾸준히 머물고 있고 좋은 리뷰도 많이 올라오고 있어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부끄럽지 않은 글을 쓴 것 같아 정말 기뻐요. 물론 이런 과정 속에서 많은 스트레스가 있었지만, 결국 해낸 제가 저는 참 기특합니다. 그러면서도 욕심을 내려놓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하는데 이런 감정이 엉키면 갑자기 예민해지기도 하잖아요? 그때마다 차분히 호흡을 하는데... 모르겠어요. 열심히 산만큼 모든 게 술술 풀렸으면 좋겠다는 어리광을 자꾸 부리고 싶네요. 이게 다 더 행복해지기 위해서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