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려놓아야 하는 것을 떠올리면 벌써부터 아쉬움이 든다. 하지만 열 손가락을 모두 써도 들지 못하는 것이 있기 마련이다. 한두 개쯤은 내려놓아야 원하는 것을 가질 수 있다. 바라는 걸 다 쟁취할 수 없다는 걸 깨달은 사람은 중심을 잡을 줄 안다. 무엇이 중요하고 무엇이 불필요한 지 명확하게 알고 있기에 간결하고 부스러기가 없다. 미련과 후회가 즐비하고 도를 넘은 욕심은 우릴 조급하게 하고 우울하게 하며 할 수 있는 일도 그르치게 한다. 그렇다면 당신과 나는 무엇을 내려놓을 수 있을까?
어쩌면 가진 것을 포기하는 게 아니라 미래에 대한 욕심을 지워버리는 게 나을 수도 있다. 당신도 이미 알 것이다. 어느 정도 선에서 충분히 행복을 만끽할 수 있다는 걸. 하지만 비교와 열등, 전시되는 삶을 통해 강렬하고 특별한 것을 행복이라 여기니 행복해도 부족함만 느끼는 것이다.
어릴 적 내가 좋아했던 소녀의 주근깨.
풀지 못한 문제를 맞힌 것.
텅 빈 지갑으로 떠난 여행과 분식점 500원 컵볶이를 떠올리면 내가 얼마나 물이 들었는지 알 수 있다. 그렇다고 지금 틀렸다는 말이 아니다. 단지, 순수했던 때에 비해 행복의 장벽을 에베레스트까지 끌어올린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다.
능글맞았던 우린 모든 변화를 사랑했었다.
제 나름대로 기쁨을 느낄 수 있는 여지는 많으니 전시된 삶을 살지 말자. 결국 껍데기는 가고 알맹이만 남는다. 큰 욕심을 조각내다 보면 버려도 되는 것들이 보인다. 내려놓는 것만으로도 숨통이 트이는 걸 느낄 수 있으니 안할 이유가 없다.
나는 가끔 아무것도 아닌 것에 빨빨거리며 웃었던 때가 가끔 그립다. 정말이지 참 순수했던 때가 있었는데...
거울 속에 비친 내 입이 아래로 향하고 있을 때 웃음의 사멸을 느낀다. 내 웃음 어디갔어. 내 웃음 어디갔어! 아무 생각도 안하고 까르르 웃고 우리만 아는 유머에 배꼽을 부여잡고 싶다. 우리 자주 자주 웃자. 웃상인 사람이 제일 최고라고 하지 않는가. 그렇기 위해선 작은 것에 기뻐할 줄 알아야 한다. 모든 불안은 욕심으로부터 온다. 다 가진다고 행복해지는 건 아니라고 감히 말해본다. 그리고 스스로 다짐해 본다. 무슨 일이 있더라도 웃음은 잃지 말자고.
-신하영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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